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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RPG

사실 OGMD는 처음부터 신규유저를 유입하기엔 적절치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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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로봇대전, 개중에서도 OG 시리즈가 신규유저를 유입하는데 가장 큰 장벽은 곁다리 시스템이 잔뜩 달려있는 SRPG 주제에 시나리오도 계속 이어지고 아군부대도 계속 그대로니까 그냥 보자마자 질려버린다는데 있습니다. 이건 OG 시리즈의 문제라기보다는 알파 시리즈나 Z시리즈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장기 시리즈 슈로대의 원죄같은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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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슈로대는 핵심 시스템은 간단합니다. 이동해서 팬다. 명중율이 안나오면 정신기를 이용해서 팬다. 대미지가 안나올 것 같아도 정신기를 이용해서 팬다. 이정도거든요. 여기서 좀 전술적으로 고려를 하면 원호공격이나 원호방어같은 시스템이 나옵니다. 이정도는 파이어 엠블렘 정도의 판타지 SRPG에도 다 있는 시스템이에요. 그다지 특이하지가 않은 아주 스탠다드한 시스템이기 때문에 어렵지 않다는겁니다. 문제는 유닛별로 붙어있는 전용 시스템들입니다. 이건 슈퍼로봇대전이 "로봇물"이기 때문에 생기는 특징적인 시스템들입니다. 예를 들면 SRX팀같은 놈들은 유닛 4기가 뭉쳐다니면서 3기는 합체로봇이 되고 나머지 하나는 합체공격 셔틀이 됩니다. 이런거는 그냥 보면 모르거든요. 또 첸틀 프로젝트 계열 유닛은 맵상에서 변형을 하는데 휴고라는 남자주인공이 메인파일럿일 경우엔 근거리 격투공격을 하고 아쿠아라는 여자주인공이 메인파일럿일 경우 장거리 사격공격을 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변형해주면서 싸워야 합니다. 또 쿄스케 난부와 엑셀렌 브로우닝이라는 커플은 파일럿 능력치 기체 무장구성 종합적으로 뭐하나 겹치는 부분이 거의 없어서 거의 다른 사거리에서 싸워야 하는데 정작 얘네를 붙여놓으면 램피지 고스트라는 합체기를 쓰기 때문에 보스전에서는 붙여서 운용해야합니다. 이런건 이제 막 유입된 초보는 알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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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얘네가 스토리상 주인공일때는 문제가 안됩니다. 보통 약한 기체로 시작해서 무기도 얼마 없는 상태로 약한 적들을 싸우면서 차근차근 이벤트로 해금되기 때문에 그냥 스토리만 따라가면 아 얘네는 합체를 하는구나 얘네는 변형을 하는구나 얘네는 합체기술을 쓰는구나 하고 알수가 있습니다. 근데 스토리가 종결된 상태에서 그냥 "아군 동료"가 되면서 문제가 생깁니다. 보통 슈로대는 아군부대가 합류할때 분기로 나뉘어졌다가 합류할때 동료들을 잔뜩 데리고 오는 식으로 하는데 그러면 원래부터 하던 사람들이야 한숨좀 푹 쉬고 강화파츠 붙여주고 무기 개조해주고 하지만 초보분들은 완전히 머릿속이 혼돈의 카오스가 됩니다. 전혀 모르는 놈들이 왔는데 개조도 안돼있고 어떤식으로 운용해야하는지도 모르고 그런놈들이 막 몇기씩 있는겁니다. 거기다 가정용 슈로대는 소대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기 때문에 얘네를 어떻게 붙여서 쓸지도 편성해줘야 합니다. 이런 특수한 시스템들은 인터미션의 스테이터스 화면만으로는 도저히 알수가 없고 인터미션에서 표기되더라도 정보량이 너무 많기 때문에 초보들은 다 입력이 안됩니다. 난감한거죠.


3.

그런 점에서 차라리 초보분들은 내년에 발매될 슈퍼로봇대전 V로 시작하시는게 나을수도 있습니다. 이건 단발작이기 때문에 정말 어지간히 고전 애니메이션이 아닌 이상은 대개 시작부터, 아니면 적어도 중간부터 스토리를 재현해주고 그러면 차근차근 원작재현 이벤트를 통해서 시스템을 익혀나갈 수 있습니다. 아예 무조건 처음부터 시작하는 V 오리지널 주인공은 말 할 필요도 없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