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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학

도서관의 살인

작품 내용에 대한 일부 내용 누설이 있습니다. 일체의 사전정보도 없이 작품을 읽고 싶으신 분들은 당 감상문을 읽지 않으시기를 권합니다.



0.

안정적으로 시리즈물로서의 기반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단권으로선 조금 아쉬운 부분이 없지않아 있지만 시리즈물이란걸 감안하면 나쁘지 않네요.


1.

역자후기에서도 언급됩니다만 추리의 묘사가 약간 줄었고 우라조마 텐마의 오타쿠 발언도 상당히 줄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의 특징이라고 봤던지라 아쉬운 부분입니다. 밀도가 높아서 약간 숨막힐 정도의 속사포 추리나 텐마가 내뱉는 씹덕드립이 이 소설의 재미 요소라고 봤는데 말이죠. 물론 텐마가 오타쿠가 아니게 된 건 아닙니다만. 특히 텐마의 오타쿠 발언은 <체육관> 때는 작가가 약간 방향성을 잘 못 잡았다가 <수족관>에서 밸런스를 맞춘 듯한 느낌이었는데 거기서 더 줄여버릴 줄은. 다만 챕터 도중의 소제목에 간간히 보이는 패러디 요소는 여전히 남아있으니 그런 걸 알아보는 소소한 재미는 있습니다.


2.

직접적인 오타쿠 네타가 줄어든데 비해 2권 <수족관>에서 떡밥을 뿌리기 시작한 청춘 라노베(어쩌면 하렘 러브코메디)스러운 캐릭터 요소가 직접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우라조메 쿄카의 백합스러운 성향이나 텐마의 의외의 페로몬 기질이 상당히 노골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본격 미스터리로서 이 작품을 보시던 분들은 당황스럽지 않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특히 우메즈 사키코는 레귤러가 될지 단역일지는 모르겠는데 20대 미인 여형사에 약간 쇼타콘 기질까지 있어서 완전히 라노베 캐릭터입니다. 이런 누님 캐릭터 좋아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환영합니다만 과연 대중적으로(특히 미스터리 팬들) 먹힐지 모르겠네요.


3.

딱히 밀실 트릭이나 알리바이 트릭이 강렬하지는 않고 후더닛이 중요한 에피소드였기 때문에 전작들에 비해 퍼즐적인 요소는 약간 줄었습니다. 또 추리 묘사가 줄어든 영향인지 증거에 대한 묘사도 간략해져서 페어플레이 면에서 어떨지…? 또 <수족관>에서도 느꼈지만 작가 성향 자체가 와이더닛은 퍼즐 미스터리에서는 양념에 불과할 뿐이며 범인의 변명일 뿐이라고 몰아붙이는 느낌인데 이번작은 그 정도가 더 심합니다. 범인의 동기를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취향에 맞지 않으실 수도 있습니다.


4.

단편집인 <카제가오카 50엔 동전 축제의 미스터리>도 빨리 발매됐으면 좋겠군요. 일본 출간은 단편집 쪽이 더 빨랐던걸로 알고있는데 한국엔 왜 안나왔는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