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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학

가하마씨 호라모젠젠 반쯤확정된기념 썰


내청춘 속 BD 7권이 발매되고 특전소설의 R파트가 공개되면서, ANOTHER는 유이 루트가 아니냐는 추측에 쐐기가 박혔습니다. 뭐 너무 뻔하긴 했죠. 그리고 결과적으로 본편이 유키노 루트일 확률이 더 높아진 셈입니다. 100%는 아니더라도요.

사실 본편 결말이 유키노 위주일 거라는 건 명백한 근거는 없습니다. 근거로 댈 수 있는 부분은 대부분 라이트노벨의 관례에 관한 내용인데, 이건 사실 논리랑은 상관 없이 경험적으로 그랬다는 얘기밖에 안되거든요. 통계적으로도 누가 라노베 엔딩별로 히로인 누구랑 맺어졌냐는 통계를 내서 1권 표지 히로인이 맺어진 비율이 어느정도였다는 연구결과를 낸 것도 아니니까요.

다만 내용적으로, 내청춘의 핵심 테마와 갈등이 대부분 하치만과 유키노를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건 부연해둡니다. 결국 내청춘의 드라마 대부분은 하치만과 유키노가 서로를 이상(理想)화하고, 그리고 오해한 결과 붕괴하는 관계와 그 관계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에 집중되어 있었으니까요. 유이는 연애적인 면에서는 분명 유키노보다 한발 앞서 있습니다만, 갈등의 핵심에 있었다고 보기는 조금 미묘한 위치죠. 사실 플롯적으로는 오히려 하치만이나 유키노보다 한 발 앞서가서 이 두사람을 이끌어주는 멘토적인 위치에 가깝습니다.

뭣보다 한권밖에 안 남은 분량으로는 유키노에 관한 얘기를 하는데도 모자랄 수도 있다는 게 결정적인 한계입니다. 유키노의 문제도 해결하고, 하치만과 유이의 연애관계도 해결하고 이런 식으로 전부 다 넣기엔 한권은 분량도 적을 뿐더러, 이런 청춘 러브코메디는 의외로 연애적인 면에서는 캐릭터의 인기나 작중 진행된 인간관계보다는 테마의 유지를 중요시해서 테마를 상징하는 히로인=주인공의 연인인 경향이 강하니까요. 다른 작가 얘기지만 나친적에서 요조라 결말이 안 났을때 반발이 강했던 건 그런 관례에서 벗어나버린 결말에 대한 반발도 꽤 있었다고 봅니다. 뭐, 아무리 이것저것 씨부려도 결국 근거를 댈 수는 없는 경험론일 뿐이니까 납득하지 못하는 분들도 많겠지만요.

아무튼 그렇다고 하치만이랑 유키노가 맺어져서 잘됐네 잘됐어 하는 결말로 나는것도 지금 상황에서는 조금 힘들다고 보이니까, 개연성을 유지하면서 가려면 기껏해야 친구가 되는 결말이 한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유키노에게 약간 기운 열린 결말 같은 느낌으로요. 아니면 13권이 나와야 하는데 와타리가 이미 신작을 쓰는 마당에 내청춘을 13권까지 끌고 갈 거란 생각도 안드는군요.

덧붙여 가하마씨-이로하스 지지자로서 왜 제가 미는 히로인은 죄다 호라모젠젠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슬퍼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