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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학

극지연애


0.

이건 아무리 봐도 결말을 던져버렸네요. 네… 전개까지는 괜찮았는데요. 결말부에서 뭔가 좀 이상해진다 싶긴 했어요. 그래도 어쨌든 거의 다 읽었으니 결말까지 스트레이트로 달렸는데 후…. 왜 이런 결말이 된건지 알수가 없습니다.


1.

흔히 말하는 무인도 서바이벌계 소설인데 거기에 서스펜스 스릴러가 섞여서 전체적으로 극의 긴장감이 높습니다. 주인공이 약간 사이코패스 기질이 있는 점도 긴장감을 높이는데 한 몫 하고요. 빠른 전개를 위해서 주인공 설정이 약간, 아니 상당히 작위적인 편이지만 그래도 몰입도 자체는 높은 편입니다.


2.

그런데 결말부가 말이죠… 아니, 히로토랑 조가 서로 삐걱거리고 있다는 건 작중 계속 반복해서 보여주고 있으니까 오히려 그 둘이 싸우지 않았다면 오히려 그게 이상했을겁니다. 거기까지는 꽤 매끄러운 전개입니다. 미나의 정체도… 뭐 작중 그럴 것 같다는 암시가 아예 없지는 않았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조금 더 복선을 탄탄하게 깔고 그 대신 미나의 천진함을 더 강조해서 반전의 임팩트를 강하게 하는게 취향이지만 이정도면 그래도 못 봐줄 정도는 아닙니다.

그런데 결말부에 와서 갑자기 사랑하니까 죽이고 싶어 전개는 좀… 그런 주제에 별로 심정적인 절실함도 안 느껴져서 무슨 배틀물같은 전개가 됩니다. 마지막까지 기껏 세상을 다 버리고 둘만의 세계에서 살것같은 분위기를 잡아놓고 이게 뭡니까 대체. 아카네가 실은 살아있었다는 것도 반전이라기보다는 억지에 가깝게 느껴집니다. 굳이 의의를 찾자면 결말의 허무함을 강조하는 효과네요.


3.

그리고 애프터 엔딩, 일종의 에필로그입니다만 본편과 전혀 연동이 되지 않습니다. 요리사 지망으로 전문학교를 다니고 있는 아카네의 후일담을 보여줍니다만 본편의 아카네와 이 에필로그의 아카네는 도저히 캐릭터적으로 연결점이 안 보입니다. 왜 넣은거지?


4.

아카네가 귀업긴 했습니다. 미나도 천진하면서도 요망한 느낌이 좋았구요. 그에 비해 주인공은 제 취향이 아니었네요.